부산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논란… “부산 발전 전략”인가 “지역 특혜”인가
부산 정치권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시장 후보 간 충돌이 거세지는 가운데,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바로 ‘부산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전재수 후보와 국민의힘의 박형준 후보는 법안 추진 방향과 산업은행 부산 이전 문제를 놓고 정면 충돌하고 있다.
특히 이번 논란은 단순한 지역 공약 수준을 넘어, 새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전략과 부산의 미래 비전까지 연결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부산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이란?
부산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은 부산을 국제적인 경제·금융·물류 중심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특별법이다.
핵심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기업 투자 유치를 위한 세제 혜택.
둘째, 각종 규제 완화.
셋째, 글로벌 금융·물류·해양 산업 중심지 육성이다.
쉽게 말해 부산을 단순한 지방 대도시가 아니라, 싱가포르나 홍콩 같은 국제 거점 도시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이 법안은 2024년 국민의힘 소속 의원 주도로 발의됐고, 당시 국회의원이던 전재수 후보도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하지만 이후 정치 상황이 급변하면서 법안 처리 분위기도 크게 달라졌다.
왜 갑자기 논란이 커졌나
논란의 핵심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가균형발전 전략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새 정부는 ‘5극 3특’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즉 수도권 중심 성장 구조에서 벗어나 전국을 5대 권역과 3개 특별자치권으로 나눠 균형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여기서 나온다.
부산만 별도의 특별법을 통해 강력한 혜택을 받게 되면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은 “부산만 특별법을 만들면 다른 지역은 어떻게 할 것이냐”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 발언 이후 특별법 논의 속도가 사실상 멈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형준 “대통령 한마디에 멈췄다”
박형준 후보는 이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는 “전재수 후보가 직접 법안을 발의하고도 대통령 발언 이후 입장이 달라졌다”고 주장한다.
특히 “부산 시민들에게 약속했던 정책이 정치 논리에 밀려 후퇴하고 있다”고 공세를 펼치고 있다.
박 후보 측은 부산이 글로벌 해양·물류·금융 중심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특별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부산은 이미 대한민국 제2 도시이자 세계적 항만도시인 만큼, 단순 지방도시 차원이 아닌 국가 전략 거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재수 “상황이 달라졌다”
반면 전재수 후보는 “정책 방향 자체가 바뀐 것이 아니라 현실에 맞게 보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새 정부의 ‘5극 3특’ 전략과 부산 해양수도 정책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해양산업 강화, 글로벌 해양 금융 육성 등을 종합적으로 연결해 더 실효성 있는 법안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즉 단순히 부산만의 특혜법이 아니라 국가균형발전 전략 안에서 부산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은행 이전도 다시 쟁점
또 다른 핵심 논란은 한국산업은행 부산 이전 문제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원래 윤석열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였다.
하지만 국회 논의와 노조 반발, 정치권 갈등 등이 겹치면서 결국 추진이 무산됐다.
현재 새 정부는 산업은행 전체 이전 대신 대안으로 해양수산부 이전, HMM 부산 이전, 동남권 투자공사 설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형준 후보는 “산업은행 이전이 사실상 백지화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전재수 후보 측은 “애초 산업은행 이전은 윤석열 정부 당시에도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며 책임론을 반박하고 있다.
전문가 의견도 엇갈린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크게 갈린다.
긍정론자들은 부산이 동북아 해양·물류 허브로 성장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강력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글로벌 경쟁 도시와 비교하면 부산의 금융·세제·규제 경쟁력이 여전히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신중론자들은 특정 지역만 지나치게 특혜를 받을 경우 국가 균형 발전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막대한 재정 지원이 필요한 만큼 현실성과 지속 가능성도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결국 핵심은 “부산의 미래 전략”
이번 논란은 단순히 법안 하나를 둘러싼 정치 공방만은 아니다.
결국 부산이 앞으로 어떤 도시로 성장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 싸움에 가깝다.
부산은 오랜 기간 인구 감소와 산업 침체, 청년 유출 문제를 겪어왔다.
지역에서는 “지금 수준의 정책으로는 수도권 집중을 막기 어렵다”는 위기감도 크다.
반면 국가 차원에서는 특정 지역에만 혜택이 몰리는 방식이 과연 바람직한가에 대한 고민도 존재한다.
부산 민심은 어디로 향할까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번 논쟁은 부산 민심에 상당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부산 시민들 입장에서는 단순한 정치 공방보다 실제로 지역 경제를 살릴 현실적 해법이 무엇인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청년 일자리, 기업 유치, 금융 산업 육성, 해양산업 경쟁력 강화 등이 이번 선거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과연 부산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이 다시 추진 동력을 얻을지,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국가균형발전 모델로 수정될지는 앞으로 정치권 협상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