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026 임협 가결… 찬성률 73.7%, 그러나 ‘노노 갈등’은 더 커졌다
국내 최대 전자기업인 삼성전자의 2026년 임금협약 잠정 합의안이 최종 가결됐다. 전체 조합원 투표에서 73.7%의 찬성률을 기록하며 협상이 마무리됐지만, 반도체(DS) 부문과 완제품(DX) 부문 간 성과급 차이가 극심하게 벌어지면서 내부 갈등은 오히려 더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임협은 단순한 임금 인상 수준을 넘어 삼성전자 내부 사업 구조 변화, 반도체 중심 수익 구조, 그리고 노조 세력 재편까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 임협 최종 가결… 투표율 95.5%
삼성전자 노조 공동 교섭단에 따르면 2026년 임금협약 잠정 합의안은 27일 최종 가결됐다.
이번 투표에는 전체 재적 조합원 6만5593명 가운데 6만2616명이 참여해 무려 95.5%라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4만6142명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최종 찬성률은 73.7%로 집계됐다.
높은 참여율은 이번 임금 협약이 삼성전자 내부 직원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이슈였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올해 협상은:
반도체 부문 초대형 성과급
DX 부문 상대적 박탈감
노조 간 입장 차이
삼성전자 수익 구조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반도체 부문 성과급 ‘역대급’
이번 합의안에서 가장 큰 핵심은 역시 반도체 부문의 특별 성과급이다.
합의안에 따르면 반도체(DS) 부문은 연간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한 ‘특별 경영 성과급’을 자사주 형태로 지급받게 된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가 약 300조 원 수준으로 예상되면서 성과급 규모 역시 엄청난 수준으로 커졌다.
예상 지급 규모는 다음과 같다.
메모리 사업부 평균: 약 5억6712만원
공통 조직 평균: 약 4억4544만원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 평균: 약 1억6154만원
이는 국내 대기업 성과급 역사에서도 상당히 이례적인 규모다.
특히 최근 AI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실적이 급등한 것이 이번 성과급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DX 부문은 600만원… 내부 불만 폭발
반면 스마트폰·TV·가전 등을 담당하는 DX(Device eXperience) 부문은 상황이 완전히 달랐다.
DX 부문 직원들은 상생 협력 차원에서 600만원 수준의 성과급만 지급받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DS 부문과 DX 부문의 성과급 차이가 수십 배까지 벌어졌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같은 회사인데 보상 차이가 너무 크다”
“반도체 중심 회사가 됐다”
“DX 사업부 사기 저하가 심각하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 내부 커뮤니티에서도 DX 부문 직원들의 불만 글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별 찬성률도 극명하게 갈렸다
이번 투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노조별 찬성률 차이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는 80.6%라는 높은 찬성률을 기록했다.
반면 2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는 단 21.1%만 찬성했다.
이는 사실상 노조 내부에서도 의견이 완전히 갈렸다는 의미다.
특히 전삼노 조합원 가운데 DX 부문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성과급 격차에 대한 반발 심리가 투표 결과에 직접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가 향후 삼성전자 노조 세력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왜 반도체만 성과급이 큰가?
이번 논란의 핵심은 결국 삼성전자 수익 구조 변화다.
최근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시장 성장과 함께 HBM(고대역폭메모리), 서버용 D램,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큰 수혜를 받고 있다.
특히 글로벌 AI 경쟁이 심화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삼성전자 DS 부문 실적도 급격히 개선됐다.
반면 DX 부문은: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
TV 시장 침체
글로벌 소비 위축
중국 기업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즉, 이번 성과급 차이는 단순한 보상 문제가 아니라 삼성전자 사업 구조 변화 자체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내부 ‘노노 갈등’ 장기화 우려
전문가들은 이번 임협 가결로 당장의 노사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오히려 직원 간 갈등은 더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처럼 사업부 규모가 큰 기업에서는 성과 중심 보상 체계가 강화될수록 사업부 간 상대적 박탈감 문제가 커질 수밖에 없다.
만약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조직 결속력 약화
인재 이탈 증가
사업부 간 협업 저하
노조 갈등 장기화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AI 시대, 삼성전자의 미래 전략은?
현재 삼성전자는 사실상 ‘AI 반도체 기업’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HBM 시장 확대와 AI 서버 투자 증가로 인해 DS 부문 영향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동시에 스마트폰, TV, 가전 등 DX 부문의 경쟁력 유지 역시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OpenAI, NVIDIA, TSMC 중심으로 글로벌 AI 반도체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어떤 균형 전략을 선택할지가 향후 기업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마무리
이번 삼성전자 2026년 임금협약은 단순한 임금 협상을 넘어 AI 시대 속 삼성전자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반도체 부문은 초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DX 부문은 상대적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또한 노조 내부에서도 입장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면서 향후 조직 운영 부담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앞으로 AI 반도체 중심 성장 전략 속에서 사업부 간 균형과 내부 조직 통합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