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25일 월요일

“엎드려뻗쳐” 유세 논란… 선거판에 다시 등장한 권위주의 문화

 


“엎드려뻗쳐” 유세 논란… 선거판에 다시 등장한 권위주의 문화

2026년 지방선거 유세 현장에서 벌어진 한 장면이 정치권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전남 광양의 한 전통시장에서 진행된 유세 도중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공개적으로 ‘엎드려뻗쳐’를 하는 모습이 영상에 담기면서 시민들의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한국 정치문화 속에 여전히 남아 있는 권위주의적 행태와 정치 조직 문화의 민낯을 보여준 사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 한복판에서 벌어진 ‘얼차려 유세’

논란이 된 장면은 지난 24일 전남 광양 옥곡 5일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계열 지방선거 유세 현장에서 벌어졌다.

현장 영상에 따르면 한 유세 관계자가 마이크를 들고 후보자들에게 군대식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차렷”
“열중쉬어”
“앉아”
“일어서”

이후 후보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던 그는 “동작 봐라. 엎드려뻗쳐”라고 외쳤고, 실제로 후보들이 도로 위에서 엎드린 자세를 취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고, 온라인에서는 비판 여론이 폭발했다.

“후보들이 군대 훈련생인가”

네티즌들의 반응은 매우 부정적이었다.

“이게 선거 유세냐”
“군대 문화 아직도 못 벗어났나”
“후보들이 죄인인가”
“시민 앞에서 왜 저런 굴욕적인 행동을 시키나”

특히 공직을 맡겠다는 후보들이 공개된 장소에서 집단 얼차려를 받는 모습 자체가 민주주의 가치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무소속 박성현 후보 측은 논평을 통해 “시장·도의원·시의원 후보들이 길거리에서 줄지어 엎드려뻗쳐를 하고 있었다”며 “공천 권력에 대한 맹종과 권위주의가 드러난 장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이번 논란은 단순한 이벤트 차원을 넘어 정치 조직 내부의 수직적 문화와 충성 경쟁 문제를 다시 떠올리게 만들었다는 평가가 많다.

민주당 “깊이 사과”… 관계자 해임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 측은 공식 사과에 나섰다.

권향엽 지역위원장은 SNS를 통해 “당황하고 불편하셨을 후보자들과 지지자들에게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해당 행동을 주도한 관계자의 선대위 직책을 해임하고 전남도당에 징계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시대착오적 행동”이라는 비판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정치권은 시민 눈높이에 맞는 소통과 공감 능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번 사건은 여전히 일부 현장에서는 과거식 조직 문화가 남아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왜 이런 행동이 반복될까

전문가들은 한국 정치문화 속 강한 위계질서와 조직 중심 문화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선거 현장은 짧은 시간 안에 결속력을 보여주려는 분위기가 강하다 보니 과도한 퍼포먼스나 충성 경쟁이 벌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문제는 이런 행동들이 유권자들에게는 오히려 부정적 이미지로 비친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단체 구호나 군대식 조직력이 ‘결집력’으로 받아들여졌다면, 지금은 권위주의와 갑질 문화로 인식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는 수평적 문화와 개인 존중 가치가 중요해지면서 공개적인 얼차려 문화에 대한 거부감도 크게 높아졌다.

유권자들이 보는 핵심은 ‘태도’

선거에서 정책만큼 중요한 것이 후보와 정당의 태도다.

시민들은 단순히 “실수였다”는 해명보다 왜 그런 문화가 가능했는지에 더 주목하고 있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유세 해프닝으로 끝나기보다 한국 정치가 얼마나 시대 변화에 맞춰 바뀌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하는 사례가 되고 있다.

정치권이 진정으로 시민 중심 정치를 말하려면 보여주기식 퍼포먼스보다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와 성숙한 조직 문화를 먼저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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