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면탈은 매국행위”…법무부, 유승준 입국금지 법적 근거 강화 추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병역면탈은 매국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정부가 병역 기피 논란 인물에 대한 입국 제한 법적 근거 강화에 나섰다. 특히 가수 유승준 씨 사례를 계기로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이 추진되면서 다시 한번 사회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법무부는 병역 의무를 회피한 뒤 국적을 변경한 인물들의 입국 제한 조항을 보다 명확히 규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유승준 씨의 한국 입국 문제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법무부 “병역면탈자 입국 금지 명확히 규정”
22일 열린 법무부 공개 업무회의에서 차용호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병역 면탈자의 입국을 금지할 수 있도록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출입국관리법에는 사회질서를 해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칠 우려가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할 수 있다는 규정이 존재한다. 하지만 병역 기피 사례를 보다 명확히 적용할 세부 기준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법무부는 이번 개정을 통해 시행규칙에 ‘병역 면탈자’를 명시적으로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사실상 유승준 씨 사례를 제도적으로 정리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정성호 “국적 이탈 후 이득 추구는 반사회적”
정성호 장관의 발언은 상당히 강경했다.
그는 업무회의에서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국적을 이탈한 뒤 다시 한국에 와서 경제적·개인적 이익을 얻으려는 행위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것은 반사회질서 행위이며 매국적 행위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의 이 같은 표현은 정치권과 온라인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일부는 “병역 의무의 형평성과 공정성을 강조한 발언”이라고 평가했지만, 반대로 “감정적 표현이 과도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특히 병역 문제는 한국 사회에서 매우 민감한 사안인 만큼 여론도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유승준, 왜 아직 입국 못 하나
유승준 씨는 1997년 데뷔 이후 큰 인기를 얻었던 가수다. 하지만 2002년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병역 기피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그는 방송과 인터뷰 등을 통해 군 입대 의사를 밝혔던 만큼 국민적 배신감이 매우 컸다.
결국 정부는 그의 한국 입국을 제한했고, 이후 20년 넘게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유승준 씨는 재외동포(F-4)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주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은 이를 거부했다.
이에 그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2020년과 2023년 대법원은 절차적 문제를 이유로 유승준 씨 측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정부는 “판결 취지는 비자 발급 거부 과정의 절차 문제가 있다는 것이지, 반드시 비자를 발급하라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반박해왔다.
현재 유 씨는 세 번째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며, 오는 7월 항소심이 예정돼 있다.
병역 문제, 한국 사회의 민감한 공정 이슈
한국 사회에서 병역 문제는 단순 개인 문제가 아니라 공정성과 직결되는 핵심 이슈로 여겨진다.
특히 연예인·정치인·고위층 자녀의 병역 문제는 늘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켜 왔다.
대다수 청년들이 군 복무를 의무적으로 수행하는 상황에서 병역 회피 의혹은 강한 반감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승준 씨 논란이 20년 넘게 이어지는 이유 역시 단순 법적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신뢰와 공정성’ 문제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최근 공정과 형평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더욱 커지면서 병역 기피 이슈는 다시 민감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법 감정보다 명확한 기준 필요” 지적도
다만 일각에서는 감정적 접근보다 명확한 법적 기준 마련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출입국관리법상 입국 제한 규정이 비교적 포괄적이다 보니, 행정기관 재량이 지나치게 넓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법조계에서는 “병역 기피와 입국 제한의 범위, 기간, 기준 등을 보다 구체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 해외 국적 취득과 병역 의무 문제를 어떻게 조화롭게 다룰 것인지도 장기적으로 논의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다시 불붙은 유승준 논란
이번 법무부 개정 추진으로 유승준 씨 입국 논란은 다시 사회적 관심 중심에 섰다.
찬성 측은 “병역 의무의 공정성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반대 측은 “20년 넘는 입국 금지는 과도하다”고 말한다.
특히 향후 법원 판단과 법무부 시행규칙 개정 방향에 따라 유승준 씨의 입국 가능성도 달라질 수 있다.
20년 넘게 이어진 병역 논란이 한국 사회의 공정성과 국가 의무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들고 있다.